대광그룹이 처음으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초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명단에 대광그룹이 새롭게 포함된 것이다. 대광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공정자산 총액 6조1100억원을 기록하며, 재계 순위 74위에 오른 것이다. 자산 총액 5조원을 넘겨야 지정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일종의 재계 서열표로, 기업 위상과 대외 신뢰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대외 신용도가 중요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만큼, 향후 자금 조달 구조 개선과 재무건전성 강화가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광그룹은 1994년 광주광역시에서 설립된 ‘태광건설’을 모태로 성장한 기업이다. 호남 지역 중소 건설사로 출발했지만, 이후 호텔과 골프장 등 레저와 금융업까지 사업 확장하며 외형을 키웠다. 공정위는 “임대주택 사업자 관련 일반 기업회계 기준 변경으로 자산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광그룹 계열사는 총 64곳이다. 아파트 브랜드 대광로제비앙으로 알려진 대광건영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다. 대광건영은 64개 계열사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가장 크다. 대광건영은 지난해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액 8474억원으로 업계 49위에 올랐다. 경기 양주, 경북 구미 등 전국 각지에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오너 2세 조영훈 회장은 단순 도급이 아닌 택지에서 주택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대광건영은 골프장과 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하며 이목을 끌었다. 대광그룹은 2023년 경기 광주시에 있는 대중제 골프장 큐로CC를 인수했다. 대광건영 그룹 브랜드인 로제비앙을 붙여 ‘로제비앙GC’로 이름을 변경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려 국내 골프 인수가 급증하자 대광그룹은 추가 매물을 찾던 중 수도권에 있는 큐로CC를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앞서 대광그룹은 2021년부터 전라북도 순창에 있는 9홀 골프장 ‘순창CC’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대광그룹의 계열사 중 금융회사는 총 3곳이다. 대한저축은행, 모비딕벤처스, 모비딕자산운용 등이다. 2019년 대광그룹은 주택 건설로 자본을 축적한 대광건영을 앞세워 대한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대광건영이 대한저축은행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쓴 비용은 330억원이다. 대한저축은행 인수로 금융업에 발을 들인 대광그룹은 2021년 벤처캐피탈 '모비딕벤처스', 자산운용사 '모비딕자산운용'을 설립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건설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 자산 운용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광그룹은 건설업을 기반으로 레저·금융 등으로 외연을 넓혀가며 빠른 속도로 자산을 키워왔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 비해 재무적 안정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체 계열사의 자산총액은 6조5210억원으로 이 중 부채총액이 5조2080억원에 달해 부채 비율이 약 80%에 이른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간 부당지원, 총수 일가 사익 편취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대광그룹의 부동산 개발은 조 회장 또는 오너일가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시행사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과 내부 거래의 정당성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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